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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 넓은 땅 정복은 ‘의지’에 달려”…’불굴의 산악인’ 박정헌씨

[LA중앙일보]

기사입력: 12.05.12 18:38

산악인 박정헌씨는 그토록 좋아하던 산이 장애를 안겨줬지만 "도전은 계속된다"고 당당히 웃는다. 그는 최근 산악자전거와 패러글라이딩에 몰두하고 있다.
산악인 박정헌씨는 그토록 좋아하던 산이 장애를 안겨줬지만 “도전은 계속된다”고 당당히 웃는다. 그는 최근 산악자전거와 패러글라이딩에 몰두하고 있다.

2005년 히말라야서 손·발가락 10개 잃고
3년 공백 깨고 자전거·페러글라이딩 도전
LA.애틀랜타·뉴욕 한인들 만나 대화시간
“강연통해 히말라야 아름다움 알리고파”


서슴없이 내민 그의 손을 무심코 잡았다. 물컹한 느낌에 이어 그의 선하고도 강렬한 눈매를 따라 따뜻함이 전해진다.

산악인 박정헌(41)은 2005년 히말라야의 촐라체 북벽 동계 첫 등정의 대가로 손가락 8개와 엄지 발가락 2개를 산에다 바치고서야 살아 돌아왔다.

그가 구해낸 후배 최강식도 손.발가락 19개를 잃었다. 그 ‘촐라체 기적’의 주인공이자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해 불굴의 산악인으로 자리매김한 산악인 박정헌(42)을 만났다. 그는 재미대한산악연맹(회장 이정호)이 창립 25주년 행사의 하나로 마련한 산악인 초청강연회의 연사로 오늘 저녁 LA 한국문화원에서 LA의 산악인들을 만난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촐라체 사고는 본인의 산악인생에 있어 최대의 전환점이었을 텐데.

-한마디로 줄이면 ‘수직의 세계’에서 ‘수평의 세계’로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촐라체가 산에서 저를 내려서 수평의 세상으로 보냈다. 정상 등정을 추구했던 산악활동에서 산악자전거와 패러글라이딩이라는 새로운 도구로 새로운 산을 열어 준 것이다. 그렇게 절망과 희망은 동시에 내게 찾아 왔다.

수평의 세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

-사고 그 이듬해 자전거로 실크로드 6000km를 자전거로 횡단했다. 손가락 없이도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1년에는 무동력 패러 글라이더를 이용해서 히말라야의 서쪽 끝인 K2에서 네팔 동쪽 끝까지 직선거리 2400Km를 횡단했다.

사고 이후 최강식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그 이후 3년간 우리는 공백기를 가졌다. 우리 둘에게는 지울 수 없는 원죄가 있다.

나는 최강식을 산으로 이끌었고 최강식은 크레바스에 빠져서 형의 손가락을 앗아간 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로프를 자른다. 하지만 둘 다 살아서 조우하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그 둘은 3년간 철천지 원수로 지냈다.

현재의 본인에게 소중한 일은.

-강연을 통해 히말라야를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이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히말라야 아트 갤러리를 지난 9월 경남 진주에다 열었다. 네팔의 전통 네와르 건축양식으로 지은 히말라야 복합 문화공간이다. 히말라야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빛을 전달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이번 방문 일정은.

-LA에 이어 애틀란타와 뉴욕에서 한인 산악인들을 만난다. 그동안 익스트림 클라이머로 히말라야에 천착해 온 패러 글라이더로 살아오느라 미국에 올 틈이 없었다. 요세미티의 거벽들을 동경해 왔지만 지금의 나에겐 더 이상 의미는 없다.

글·사진=백종춘 기자

☞박정헌은

산악계에서는 엄홍길 대장이나 고故 박영석 대장만큼이나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1994년 안나푸르나 남벽에 이어 19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한국인 최초로 올랐고, 2000년에는 남남동릉을 무산소로 등정했으며, 불과 2년 뒤에 시샤팡마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했다. 그리고 2005년 촐라체 북벽을 세계 최초로 겨울에 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운명을 뒤바꾼 최후의 등반이었다.
손가락 두개로 정상에 오르다…산악인 박정헌씨

[LA중앙일보]

내달 6일 초청강연

기사입력: 11.27.12 18:30

2000년 K2봉(해발 8611m)을 무산소 등정하던 때의 산악인 박정헌씨
2000년 K2봉(해발 8611m)을 무산소 등정하던 때의 산악인 박정헌씨

‘두 손가락으로 남은 사나이’ 박정헌(42)이 미주 산악인들을 만난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재미대한산악연맹(회장 이정호)이 창립 기념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산악인 초청강연회에서다.

중학생 때 등산에 입문한 이래 안나푸르나 K2 가셔브룸 시샤팡마 등 히말라야 여러 고봉을 두루 오른 한국의 대표적인 거벽 등반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박정헌은 그야말로 잘 나가던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을 등정하고 하산하던 중 크레바스(얼음이나 설원의 갈라진 틈)에 빠진 후배를 구하다 동상에 걸려 손가락 8개와 엄지 발가락 2개를 잃었다.

당시 후배 최강식은 두 다리가 부러지고 자신은 어깨와 허리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필사의 탈출을 벌였다.

촐라체 북벽은 히말라야 산맥에 솟아 있는 6440m 높이의 빙벽으로 히말라야에서도 가장 정복하기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그 기적의 생환 스토리는 박범신의 장편 산악소설 ‘촐라체’에 그대로 녹아 들었다.

촐라체 이후 하루 아침에 장애인이 된 박씨는 자기만의 새로운 등산을 개척했다. 지난 2006년에는 중국에서 파키스탄까지 6000㎞의 실크로드를 자전거를 타고 횡단했다. 이후 패러글라이드를 타고 히말라야 산맥을 횡단하기도 했다. 1995년에 대한민국 체육훈장 백마장 2006년에는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 했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촐라체 북벽에서의 생환 경험과 아울러 장애를 딛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인간’ 박정헌에 대해서 그의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풀어낼 예정이다.

박정헌 초청강연회는 12월 6일(목) 오후 6시 30분 LA 한국문화원 3층 아리홀에서 열린다.

▶LA 한국문화원: 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문의: 재미대한산악연맹 (323)231-5545

백종춘 기자

작성자: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