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12월16일자 한국일보 이철주필의 “서울 진풍경 세가지” 칼럼중의 일부를 발췌한 글이다.

등산로는 중년 여성들과 60대 남성들의 모임 장소다. 나이 먹은 사람들로 버스정거장이 꽉 메워져 얼핏 보면 노인회 총회장 같다. 한국인들의 등산 열풍은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진풍경은 스키 마스크를 쓴 여성들이 많다는 점이다. 시커먼 마스크를 쓰고 등산하는 여성들은 아마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굉장히 거부감을 주는 등산 복장이다. 아마 중국에서 황사가 불어오기 시작한 이후부터 스키 마스크가 유행한 모양인데 황사가 없는 날에도 스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얼굴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그 이유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문제는 이 스키 마스크 등산 복장이 미국의 한인 등산객들에게까지 바람이 불어 미국인들의 거부감을 자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미국의 산마다 코리언이 들끓어 미국인 하이커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특히 LA 부근의 높은 산인 ‘마운트 볼디’는 ‘코리언 마운틴’으로 불릴 만큼 한인들이 들끓고 있는데 등산 에티켓을 둘러싸고 백인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에 이르렀음을 인터넷에서 감지할 수 있다.

미국 하이커들은 보통 4명-6명이다. 이들은 무리지어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한인 등산클럽은 30-40명, 어떤 경우는 80여명씩 몰려다닌다. 숫자가 많은 것을 등산클럽의 자랑으로 삼는다. 등산 문화의 차이다. 게다가 코리언들은 미소 띤 얼굴이 아니라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표정인데다 영어가 짧아 미국인들과 등산로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미국인 하이커들은 등산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코리언들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느 미국인은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누구나 여러 번 경험 했겠지만 코리언들은 길을 양보하지 않는다. 등산로를 막은 채 느릿느릿 올라가는 이들의 꽁무니를 쫓아가려면 미칠 지경이야. 왜 코리언들은 뒷사람에게 길을 양보하지 않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또 다른 미국인 하이커는 “우리의 등산로가 코리언들에 의해 침범 당하고 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국에서 유행하는 등산 스키 마스크 복장이 미국의 코리언들에게도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복장은 미국인 하이커들로부터 굉장히 거부감을 자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스키 마스크는 미국인들에게 치한과 강도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불기 시작한 이 이상한 진풍경만은 미국에 건너오지 말았으면 한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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