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빛나리라, 사람이 뭔가에 빠져 자신의 온 열정을 매진할 수 있다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비록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스럽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자신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헌신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남다른 열정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존경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때론 그렇지 못하고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번에 박영석대장의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아루트 개척에 나선 오희준대원과 이현조대원의 사고 역시 岳友들만이 아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깝기 그지없는 소식이었다. 오희준대원과 이현조대원은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3극지점을 정복한 세계 최초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영석대장의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에서 한 솥밥을 먹었던 둘도 없는 岳友들이었다. 이 두 대원은 수많은 해외원정을 통해서 서로의 팀웍을 맞춰나갔고, 어디에 있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팀웍을 자랑한 대원들이었다. 오희준대원은 77에베레스트 원정대 고상돈대장과 같이 제주도 출신의 보기 드문 고산등반가로 1999년 네팔 초오유등반을 시작으로 히말라야 8000m급 고산등반을 시작하였다. 1999년 이후 매년 히말라야 8000m급을 등반하면서 2006년 한해만도 마나슬루(8156m), 에베레스트(8848m), 가셔브룸 I봉(8068m), 가셔브룸II봉(8035m)을 차례로 등정하면서 한국의 4번째 히말라야 14좌 완등자에 가장 가까웠던 등반가였다. 그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14좌 완등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가졌었고, 나머지 4봉도(캉첸중가, 마칼루, 낭가파르밧, 다울라기리)차례로 올해와 내년에 등반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 그이기에 이번 원정의 사고는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이현조대원은 전남대 OB출신으로 대학산악부를 통해서 산악인생을 시작하였고, 1999년 히말라야 마칼루(8463m)등반을 시작으로 고산 전문등반을 시작하였다. 그의 산행이력을 보면 히말라야 고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놀랄만한 기록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히말라야 8000m 14좌 고봉이 라인홀트 메스너에 의해서 모두 정복된 게 지금으로부터 20년이 흘렀는데 그가 일전에 말한 것처럼 많은 히말라야의 고봉 중에서도 유독 난공불락의 봉우리를 일컬어서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로체 남벽과 낭가파르밧 루팔벽이다. 로체 남벽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등정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은 낭가파르밧의 루팔벽 같은 경우는 메스너와 한국의 이현조대원이(8125m, 2005) 유일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양 산악계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세계 산악계 역시 이현조대원을 세계 산악계의 신성이라고 까지 하면서 극찬하였다. 이 밖에 이 두 대원은 남극의 살인적인 칼바람에 맞서 남극점을 최단거리로 무 보급하면서 44일 만에 도달하였고, 비록 베링해협횡단에는 실패했지만, 누구도 쉽게 결정 내려 행할 수 없는 도전에 앞장섰었다. 히말라야하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등정을 최고로 치지만 이들이 그동안 해왔던 등반은 결코 그 이상의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고, 대중들로 하여금 새로운 곳에 대한 동경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였다. 매년 남다른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곳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일을 행하다, 그러했기에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비록, 이제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겠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맞바꿀 수 없는 그런 고귀한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올해는 한국이 에베레스트 초 등정을 한지 꼭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국내 여러 산악회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전보다 더 활발히 에베레스트를 갈망하고 있다. 무릇, 새로운 곳에 대한 갈망의 탐험 정신은 대중들로 하여금 때론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산에서 마지막을 맞이했기에 분명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맛본 것임에는 틀림없다. 비록,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겠지만 결코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그렇게 보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누구나 쉽게 가지 않는 그런 길을 자신들이 원해서 갔던 길이기에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편히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84년 전 영국의 조지말로리가 척박한 환경에서 에베레스트에 도전한 것은 단지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가 산을 오르는 이런 이유 아닌 이유는 많은 岳友들로 하여금 산을 오르게 하였다. 그러하기에 그가 백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 있어서도 에베레스트 초등정에 실패했어도 산을 오르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시대이지만 결과라는 것도 과정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비록 그 결과가 그렇더라도 그들의 도전정신까지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의 이번 원정은 분명 언젠가는 그들의 탐험 정신을 본받은 누군가에 의해서 이루어 질 것이다. 이처럼 산을 오르는 것은 조지말로리가 말한 것처럼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오르는 단순한 알피니즘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떠났지만은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미지의 탐험정신은 분명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의 뇌리 속에 각인 되어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멋진 삶을 살았던 그들이었기에 깊은 경외심을 표하며 그들의 영혼이 히말라야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

작성자: 퍼옴